쏠비치 진도 가족여행 후기|멀어서 더 기억에 남았던 2박 3일
최종 수정일: 9월 5일

가끔은 특별한 계획이 있어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답답해서,
집에만 있기 싫어서,
아이들과 어디론가 가고 싶어서 갑자기 떠나게 되는 여행도 있습니다.
오래전 쏠비치 진도로 떠났던 여행이 그랬습니다.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여행 이야기가 나왔고,
“우리 그냥 가족들 데리고 어디 좀 다녀올까?”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큰 기대도 없었습니다.
그저 두 가족이 함께 바람이나 한번 쐬고 오자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그 여행은 이후 제가 가족여행을 바라보는 방식을 꽤 많이 바꿔놓았습니다.
숙소는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여행 자체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쏠비치 진도에서 처음 제대로 느꼈던 생각입니다.
THE DECISION
갑자기 정해진 2박 3일 여행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진도 갈래?”
진도?
솔직히 처음에는 거리부터 생각났습니다.
서울에서 가볍게 다녀올 만한 거리는 아니니까요.
그런데 아내가 먼저 가자고 했습니다.
아이들도 여행 이야기를 듣자마자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수영복이 없다,
옷을 사야 한다,
무엇을 가지고 갈지 벌써부터 난리가 났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저도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래. 가자.”
두 가족이 각자 차를 가지고 출발해서 현지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특별한 계획도 없이 여행이 시작됐습니다.
LONG DRIVE
솔직히 진도는 멀었습니다
진도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처음에는 신나게 떠들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나자 하나둘 잠이 들었습니다.
혼자 오래 운전하다 보니 저 역시 슬슬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먼 데까지 가자고 했을까.’
중간쯤에서는 살짝 후회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여행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 그 고생을 금방 잊게 만듭니다.
장시간 운전 끝에 드디어 쏠비치 진도에 도착했습니다.
친구 가족은 먼저 도착해 있었고 객실도 바로 옆으로 준비돼 있었습니다.
차에서 내릴 때까지만 해도 피곤해하던 아이들이 리조트를 보자 갑자기 살아났습니다.
FIRST IMPRESSION
“여기가 정말 진도 맞아?”
처음 리조트를 둘러봤을 때 가장 강하게 느꼈던 것은 이국적인 분위기였습니다.
바다와 어우러진 건물,
넓게 열린 공간,
곳곳에서 보이는 휴양지 느낌.
장거리 운전을 하고 도착해서인지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조금 전까지 차 안에서
“아직 멀었어?”
를 반복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비슷했습니다.
피곤했던 몸보다 여행을 왔다는 기분이 먼저 들었습니다.
현재도 쏠비치 진도는 숙박과 식음, 인피니티풀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휴양 리조트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THE ROOM
객실 문을 열자 장거리 운전의 피로가 조금 사라졌습니다
짐을 들고 객실로 들어갔습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역시 창가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여행지에 도착하면 늘 하게 되는 행동입니다.
커튼을 열었을 때 바다가 보이면 그 순간 객실에 대한 첫인상이 거의 결정됩니다.
진도에서도 그랬습니다.
넓게 펼쳐진 바다와 리조트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객실은 차분하고 깔끔했고 네 식구가 머무르기에도 편했습니다.
그런데 시설보다 좋았던 것은 창밖의 풍경이었습니다.
굳이 멀리 관광을 나가지 않아도 객실 안에서부터 여행이 시작되는 느낌.
제가 리조트 여행을 좋아하게 된 이유도 아마 이런 부분일 것입니다.
JUST WALK
도착하자마자 짐보다 산책이 먼저였습니다
원래 계획이라면 장시간 운전했으니 조금 쉬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럴 생각이 없었습니다.
“빨리 나가자.”
결국 짐만 대충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리조트를 천천히 걸어봤습니다.
바다가 보이고,
이국적인 건물이 보이고,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들이 보였습니다.
도착하기 전까지는 운전 때문에 힘들었는데 막상 밖으로 나오니 그 시간이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가족 모두 표정이 좋아졌습니다.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그래, 오길 잘했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INNER TIME
여행지에서는 평소 잘 먹지 않던 음식도 맛있습니다
저녁은 굳이 리조트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하루 종일 운전까지 했는데 또 차를 타고 이동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리조트 안에서 천천히 저녁을 먹었습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신기합니다.
평소에는 크게 관심 없던 뷔페도 여행지에서는 이상하게 맛있습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골라오고,
어른들은 와인 한 잔을 곁들이고,
서로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합니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좋습니다.
두 가족이 한 테이블에 앉아 느긋하게 식사하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THE MORNING
다음 날 아침은 바다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여행에서 제가 좋아하는 시간은 아침입니다.
평소에는 눈을 뜨자마자 출근 준비를 해야 하지만 여행지에서는 커튼부터 엽니다.
전날과 같은 바다인데 아침에는 또 완전히 다르게 보입니다.
조금 천천히 준비해 아침을 먹고 리조트 주변을 걸었습니다.
아이들은 벌써 물놀이 이야기를 합니다.
어른들은 그냥 천천히 걷습니다.
시간을 확인하지 않아도 되고,
약속에 맞춰 움직이지 않아도 되고,
오늘 반드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일정도 없습니다.
그게 참 좋았습니다.
POOL DAY
아이들에게는 결국 물놀이가 여행의 전부였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여행에서 가장 강력한 일정은 역시 물놀이입니다.
어른들이 멋진 풍경에 감탄하고 있을 때 아이들은 이미 수영장 생각뿐입니다.
물에 들어가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고,
또 놀고.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현재도 쏠비치 진도는 인피니티풀 등 물놀이 시설을 리조트 주요 콘텐츠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아이들이 하루 종일 지치지 않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많이 답답했구나.’
부모에게 여행은 휴식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마음껏 움직이는 하루일 수도 있습니다.
ADULT TIME
아이들이 놀고 나면 어른들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하루 종일 신나게 뛰어논 아이들은 저녁이 되자 힘이 빠졌습니다.
그제야 어른들에게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친구 부부와 우리 부부가 와인 한 잔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평소 같으면 서로 바빠서 오래 이야기할 시간이 없습니다.
아이들 이야기도 하고,
회사 이야기도 하고,
사는 이야기도 합니다.
여행을 떠나면 이상하게 평소에 하지 않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장소가 바뀌어서인지,
시간에 쫓기지 않아서인지,
그냥 마음이 조금 느슨해져서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시간이 여행에서 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WHY RESORTS
그때부터 리조트 여행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여행을 간다고 하면 관광지부터 찾아봤습니다.
어디를 보고,
무엇을 먹고,
몇 군데를 돌아다닐지 계획해야 제대로 여행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진도에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굳이 밖으로 많이 나가지 않았는데도 가족 모두 만족했습니다.
객실에서 쉬고,
바다를 보고,
산책하고,
물놀이하고,
같이 식사했습니다.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도 여행을 충분히 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리조트 자체가 여행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제대로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BACK TO VIVALDI PARK
여행 이후에는 홍천도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진도를 다녀온 뒤에는 자연스럽게 다른 리조트들도 찾아가게 됐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곳이 비발디파크와 소노펠리체였습니다.
진도에서 바다를 경험했다면 홍천에서는 산과 골프, 레저가 있는 전혀 다른 여행을 만났습니다.
현재 비발디파크에는 소노펠리체와 소노펠리체 빌리지, 소노캄·소노벨 등 다양한 숙박시설과 오션월드 같은 레저시설이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같은 리조트 여행인데도 계절과 지역이 바뀌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GOLF AGAIN
10년 만에 다시 골프채를 잡게 된 것도 여행 때문이었습니다
한동안 골프와도 멀어져 있었습니다.
예전에 쳤지만 오랫동안 골프채를 잡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다니면서 골프장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좋은 산과 풍경 속에 골프장이 있고,
아침에 라운딩하고 오후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꽤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다시 골프채를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공이 맞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나가니 예전 기억이 조금씩 살아났습니다.
운 좋게 좋은 샷도 나오고,
예상하지 못한 버디까지 잡았습니다.
괜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나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니네.’
그렇게 여행 때문에 잊고 있던 취미 하나도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SONO FELICE
바다와는 또 다른 홍천의 여유
소노펠리체에서 머물며 좋았던 것은 공간의 여유였습니다.
밖으로 나가면 공원과 산책로가 있고,
조금만 이동하면 골프장이 있고,
계절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많습니다.
현재도 소노펠리체 비발디파크와 빌리지는 대형 객실과 프라이빗한 휴식 공간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여행을 와서도 굳이 여기저기 관광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그 점이 저와 잘 맞았습니다.
A CHANGE IN ME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사람이 여행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예전의 저는 여행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짐 챙기는 것도 귀찮고,
운전도 힘들고,
관광지를 다니면 사람도 많고,
집에 돌아오면 더 피곤하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의 방식을 바꾸고 나니 달라졌습니다.
많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됐습니다.
좋은 숙소를 잡고,
리조트 안에서 쉬고,
바다나 산을 보고,
아이들과 놀고,
가끔 골프를 치면 됐습니다.
그러니 여행이 고생이 아니라 휴식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THE CHILDREN
아이들이 가장 먼저 다음 여행을 물어봤습니다
진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아이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우리 다음에는 언제 가?”
그 말을 듣는 순간 부모 마음은 약해집니다.
다녀오는 동안 힘들었던 운전은 다 잊어버립니다.
아이들이 그렇게 좋았다는데 또 가고 싶어집니다.
지금은 딸들이 많이 컸습니다.
예전처럼 부모가 가자고 하면 무조건 따라나서는 나이가 아닙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때 여행을 더 많이 다닐걸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들과 함께 떠날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TRAVEL DIFFERENTLY
지금 다시 간다면 더 천천히 머물고 싶습니다
오래전 진도 여행을 지금 다시 떠난다면 아마 일정은 더 단순할 것 같습니다.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나고,
바다를 바라보며 천천히 식사하고,
산책하고,
수영하고,
낮잠도 자고,
저녁에는 가족과 오래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여행을 가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아닙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여행입니다.
THEN AND NOW
시간이 흘러도 쏠비치 진도가 기억나는 이유
리조트도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고 새로운 시설과 새로운 여행지가 계속 생깁니다.
현재 소노호텔앤리조트에는 쏠비치 진도뿐 아니라 남해 등 여러 휴양 체인이 운영되고 있고, 여행의 선택지도 예전보다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곳이 많이 생겨도 오래전 진도 여행은 여전히 기억납니다.
시설이 최신이어서가 아닙니다.
그 여행이 우리 가족에게는 오랫동안 답답했던 일상을 벗어나 다시 밖으로 나가게 만든 시작점처럼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WHAT REMAINS
시간이 지나면 가격보다 장면이 남습니다
여행 당시 얼마를 썼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뷔페 가격도,
객실 요금도,
몇 시에 출발했는지도 흐릿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장면은 기억납니다.
장거리 운전에 지쳐 있던 아이들이 리조트를 보고 갑자기 뛰어가던 모습.
객실 창문을 열고 바다를 처음 바라봤던 순간.
물놀이 후 완전히 지쳐 잠든 아이들.
친구 부부와 와인 한 잔을 마시며 나눴던 이야기.
이런 것들이 남았습니다.
아마 그래서 여행을 계속 떠나는 것 같습니다.
FINAL THOUGHTS
여행은 꼭 멀리 가서 무엇인가를 많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쏠비치 진도까지는 분명 멉니다.
장거리 운전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한번 가고 싶냐고 물으면 저는 그렇다고 답할 것 같습니다.
도착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오히려 완전히 다른 곳에 왔다는 느낌이 강했고,
바다와 리조트 안에서 며칠을 보내면서 일상과 확실히 떨어져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을 계기로 제 여행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관광지를 많이 돌아다니는 여행보다,
한곳에서 편하게 쉬는 여행.
가족이 각자 좋아하는 것을 즐기다가 다시 함께 모이는 여행.
저에게는 그런 방식이 더 잘 맞았습니다.
무엇보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분이라면 함께 갈 수 있을 때 많이 떠나보셨으면 합니다.
그때는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그 여행이 가장 그리워집니다.
좋은 여행은 얼마나 멀리 갔느냐보다 누구와 어떤 시간을 보냈느냐로 기억됩니다.
쏠비치 진도는 제게 바로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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